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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정 그리고 교훈]행복과 기쁨은 그냥 오지 않는다.
    등산 2023. 1. 23. 10:03

      여러 모임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동호회를 만들고 뜻을 함께하기에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린다. 다양한 활동 속에 수 많은 문제도 있지만 기쁨과 행복이 있기에 다시 시작한다.

      나에게 다시 한번 깊은 생각에 들게 하는 2016년 과거의 메모를 꺼내어 본다.

     참고로 아래 내용은 나의 눈으로 본 단면일 수도 있다. 내가 보지 못한 것이 더 많다는 뜻이다. 좋았던 기억은 요세미티 원정기(https://fingertree.tistory.com/54)를 통해 모두 기록하였다.

     

    - 시작글

    요세미티 놀러가자 ~

    원래 원정계획은 놀러 가자. 등반은 한번 해볼까?’ 그러나 등반하자 시간 나면 놀러 갈까?” 이렇게 변한 원정이다.

     2015년 어느 날 언양 한 카페에서 미친 짓을 또 벌인다. “요세미티 놀러 가실래요? 제가 한번 갔다 왔는데 계획을 해보겠습니다.”

    진짜 바보 같은 일을 시작했다. 모든 준비와 계획의 대부분은 나의 몫이었다. 

    (바보 같다는 것은 얼만큼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지금 하라면 못한다. 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13명중 단 3명만 나에게 고생했다. 고맙다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전해줬다. 그런말을 들으려 준비한 일은 아니다 그냥 이것 또한 나에게는 도전의 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2023.01.23)   

     그리고 준비과정과 원정직전, 원정기간 중 몇 번이고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원정기간 중 하나로 인해 문제가 생길까 끝까지 참고 참았다. 그리고 원정 마지막 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원정을 마무리 하며 함께 모든 것을 버렸다.

    - 등장인물

    S 단장. 이 사람은 ㅇㅇ업체 CEO. 전형적인 사장 특유의 사고 방식과 생각이 불쑥불쑥 나온다. 원정 계획서를 원정이 시작된 3일 후에나 읽어보는 단장 역할이 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원정을 떠난 인물이다.

    O 단장. ㅇㅇㅇㅇㅇ이며 이번 원정에 초대 대원이며 단장으로 참여하셨다. 오래 전부터 요세미티 등반에 꿈을 키워 왔고 등반에 경험이 많은 인물이다.

    J 원정대장. X산악회 회장이며 이번 원정에 전반적인 운영 책임을 맡았던 인물이다. 때와 장소 그리고 상황에 따라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여론 몰이를 하며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사람이다. 작은 욕심 때문에 원정대장으로써 역할에 오점을 남겼다.

    Y 등반대장. 등반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능력이 부족하며, 즉흥적인 상황판단 및 대원간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인물이다. 보고서에 나와 있는 정보나 수치를 참조하기 보다 타인의 이야기와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에서 판단하려고 하는 오류를 범한다.

    M 산행대장. 원정계획 초기 산행대장으로 지명했고, 이후 잠깐의 혼선이 있었으나 산행대장으로 역할을 부여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정 기간 중 역할을 다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산행과 트레킹을 하러 왔지만 준비는 너무 허술해서 그 역할을 할 수 없었다.

    J 산행대장. 소극적인 원정 참여로 그 역할이 미미하였다.

    H 기록담당. 아주 감성적이어서 상황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는 인물이다.

    Y 식량대장. 이번 원정이 여행사에서 가는 가이드 산행 정도로 생각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절대 본인의 희생은 용납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 이다. 원정 기간 중 식량대장으로 역할을 하려고 미미하게나마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J 등반기록. 등반기록은 다 했는지 의문이다. 그냥 등반 가자면 가고 산행 가자면 가는 그런 성격의 소유자다.   

    H 의료담당. 자기 의견을 말할 줄 아는 의리 있는 인물이다. 의료담당으로 원정대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인물이다.

    J 운전운행. 이번 원정에 없어서는 안될 인물로 개인의 욕심보다 대원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은 인물이다.

    C 촬영담당. 본인만의 좋은 사진을 남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Y 대원. 좋게 말하면 여유가 있고 몰라서 그렇다고 다들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 인물도 타인을 배려하는 인물은 아니다. 원정 기간 내내 본인의 몸만 챙겼을 뿐 다른 대원들을 위해 스스로 앞장서서 한 일이 없다. 원정대 짐을 꺼낼 때 적극적으로 앞에서 짐을 들어낸 것은 자기 짐이 제일 안에 있어서 그랬던 것 뿐이다.

    기리고 나 원정을 기획하고 준비하는데 1년을 소비하고 여행사 직원도 아니면서 한번 여행한 지역을 13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데리고 다녀온 바보 같은 놈이다. 그리고 갔다 와서는 보람보다는 후회를 하면서 자책하는 멍청한 놈이다.

    2016 6 3일 원정을 떠나는 날이 왔다. 발대식 그리고 여러 번의 훈련의 과정을 뒤로하고 멋지게 다녀오리라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떠나는 리무진 버스에 오른다.

    원정에 대한 글을 쓰기 전에 있었던 안 좋은 기억부터 정리하고 비우고 넘어가고자 한다.

    (이 글을 다시 꺼내 읽으면서 시간을 흐르고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며, 사람은 바꿔 쓰는게 아니라는 말을 새삼 가슴 깊이 새긴다. 2023.01.23)  

    - Event 0. 희생

    로스엔젤레스 일정을 끝내고 속소로 향했다. 숙소에 1호차가 빨리 도착해야 대원들이 빨리 쉴 수가 있다는 생각에 급하게 차를 몰아붙였다. 우여 곡절 끝에 숙소를 배정 받고 숙소키를 대원 한명 한명에게 나누어 주면서 한 분씩 대리고 가세요~” 라고 왜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몇 명의 대원이 와서 나에게 따지듯이 방키를 달라고 한다. 참 어이없는 상황이다. 모두가 피곤하겠지만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자기 몸만 챙기기 바쁘다. 배정 받을 숙소를 모르기에 미리 배정해 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서로가 조금만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아무 문제없이 지나갔을 일이다.

    - Event 0. 배려  

    국내에서 그렇게 잘 작동하던 아이패드(지도를 담아둔)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 렌트카를 빌려 첫 목적지로 향한다. 조수석에 M 대원이 앉았다. 원정대장의 휴대폰은 문제없이 작동하여 무전으로 차량을 따랐다. 원정 내내 1호차의 운전은 최악이었다. 조수석에 앉은 대원은 차량에 탑승하고 출발한지 5분도 안되어 항상 졸았고 교신, 길 찾기, 운전은 모두 운전자의 몫이 되었다 내가 운전할 때만. 그리고 도저히 힘들어서 조수석에 앉은 M 대원에게 자리를 바꾸기를 권했지만 조수석에 앉는다고 고집?을 피웠다-책임감이 있었던 것 같지만. 결국 앞자리 H 대원이 앉아서 길 좀 봐주세요라는 말에 뒤로 앉힐 수 있었다. 원정 막바지 항상 맨 뒷자리에 앉아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이 여행을 즐기던 Y 대원에게 지나가는 말로 형님 뒤에 앉으니 심심하시죠? 조수석에 앉아서 재미있는 이야기 좀 해주시죠?” 했다. 내 말을 알아 들은 건지 모르는 건지 뒷좌석이 최고라고 안 간다고 한다. 그리고 좌석은 변하지 않고 H 대원이 지칠 무렵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Y 대원에게 형님 앞자리로 오세요. 한번도 앞에 앉아서 안 갔지 않습니까?”라고 직설적으로 말을 했지만 끝내 뒷자리에 앉아 한다는 말이 와 이번 여행은 너무 좋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좋은데 대려다줘 맛있는거 먹여줘 죽인다

    - Event 1. 원칙  

    East Buttress 초입 답사를 시작한다. 전대원이 모두 갈 필요는 없지만, 모두 같이 가야 된다는 원정대장의 말에 모두가 같이 움직인다. 계획에 없던 일이다. 그리고 산행팀의 의견은 무시 되었다. 아무튼 볼맨 소리를 하며 따라 나섰다. 엘피캐탄 노즈, 조디악의 초입을 뒤로하고 얼마 가지 않아 후미에서 다급한 목소리로 대원들을 찾는다. 무슨 일인가 하고 급하게 내려가니 M 대원이 실신해 있었다. 상황은 아주 좋지 못했다. 여기에 현지 레인져도 출동하고 상황은 복잡해졌다. 그 와중에 등반팀은 아래 상황을 살피기도 전에 그렇게 등반 초입으로 떠났다. 아래 남은 대원은 S 단장, O 단장, C, H, H, C, 7….

    상황이 수습되고 얼마 되지 않아 등반 초입을 답사한 대원들이 내려왔다. 초입 난이도가 어때요? 하는 말에 답사를 갔던 대원중 한명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초입까지 따라온 대원들만 등반에 참여하기로 했다” – 분명히 들었다. 이 말이 누군가의 조작된 의사 전달이었다면 그 대원의 욕심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당시 순간 몹시 당황했지만 등반대장이 결정하는 일이라면 그대로 따를 생각이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웃기는 상황이다. 아래 상황이 어떤지도 모르고 따라간 사람들만 등반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

    - Event 2. 리더십

    등반팀이 마지막 피치를 끝내고 하산을 할지 비박을 할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원정대장 계획대로라면 비박을 할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며,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에 운행을 해서 내려 온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산행거리가 상당히 멀고 험로라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정 오기 전에 그리고 와서도 등반대장에게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정보를 주었으나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 아무튼 캠프4에 갔을 때는 원정단장이 위에서 난리 났다고 단장이 더 난리도 아니었다. 그리고 캠프에 있는 대원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이야기를 했지만 뭐가 문제였는지 알 수가 없다. 등반은 계획대로 이루어 졌고 등반대장이 어떠한 지원 요청도 없는 상황에서 캠프에 남은 인원은 할 수 있는 일만 하면 되는 것이었으나, 원정단장은 문제를 크게 만들며, 대원들 사이에 언성을 높이고 감정의 골을 만드는 분위기로 이끌어 갔다. 상황 판단과 리더십, 능력 부족이다.

    - Event 3. 신뢰  

    산행팀은 등반대가 마지막 등반을 하는 순간 글레이셔 포인터에 있었다. 캠프에서 산행팀의 위치를 묻는 상황이 전개되었고, 무전기를 든 대원은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거짓보고를 했다. 그리고 캠프에서는 식량구입을 요청했고, 거짓 보고로 인해 산행팀은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참 어이가 없다. 만약 이 문제가 생명이 좌지우지 되는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우리를 기다리는 대원들을 모두 저 세상으로 갔을 것이다. 원정대 계획서에도 나와 있다. 보고에 있어서 거짓으로 보고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 Event 4. 약속   

    라스베가스로 이동해야 한다. 8시간 운행! 너무 먼 거리다. 아침부터 급한 마음에 차를 몰아 붙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M 대원이 구역질를 한다. 그리고 뒷좌석에 있던 대원들 모두 조금의 멀미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을 맞추기 위해 긴장속에서 라스베가스로 달렸다.

    라스베가스 도착 … 2호차는 오지 않는다. 결국 2호차는 그들의 욕심(등반대의 일정보다는 본인들의 눈앞에 놓인 것만 챙기는)을 버리지 못하고 두 번의 실수를 저지르며, 전체 일정을 깨고 말았다.

     (원정일정과 시간 장소 이동경로가 모두 포함된 계획서를 태화강 버스 정류장에서 전달하였으나 이후 계획서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도 없었고 마지막에는 나에게 전해 받은 것이 없다고 발뺌을 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 Event 5. 신뢰  

    글레이셔 포인터에서 비박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약간을 식량을 사려고 했으나 원정대장은 컵라면을 먹으라고 한다. 그리고 산행팀은 컵라면을 들고 클레이셔 포인터로 이동 저녁을 컵라면 하나 먹고 누웠다. 그래도 반짝이는 별빛에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한 순간을 보냈다. 원정이 끝나고 청구내역에는 우리가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는 그때 캠프에서 식품을 구매한 $100 넘는 영수증이 첨부되어 있었다.

    - Event 6. 배려  

    먼 길을 떠날 때는 귀금속을 집에 두고 오는 것은 기본이다. 등반대장은 숙소에 목걸이를 두고 왔다. 그리고 마지막 날 1호차는 그 목걸이를 찾으러 갈 길을 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음료를 샀고, 바쁘게 목걸이를 찾아 렌터카 회사로 향했다. 생각에 2호차가 공동짐을 정리해서 공항에서 기다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랬겠지 …. 하고 역시나 예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1호차가 굶고 움직이는 동안 밥까지 먹고 느긋하게 렌터카에서 짐을 내리고 있었다. 참 어이가 없는 사람들이다.

    - Event 7. 신뢰

    등반팀이 등반을 마무리하는 시간 산행팀은 서둘러 캠프지로 향했다. 그리고 차 속에서는 내일 일정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리고 결론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준비는 해주고 산행을 하자는 결론을 지었다. 그리고 캠프지에 도착했을 때 원정단장이 대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하지만 이동중 있었던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고 산행을 포기하고 캠프지에서 등반팀을 기다리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낸다. 그 뜻은 좋다. 하지만 이것은 나와 그들간의 신뢰가 완전히 깨어지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그들과 어떻게 무엇을 같이 할 수 있을까?

    (그때 결론은 캠프지에 하는 일 없이 대기하지 않고 가까운 곳에 산행을 했고 남아있던 단장과 대원도 자전거를 타고 요세미티를 관광하였다) 

    - Event 8. 팀웍  

    이번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구글 지도와 여러 가지 오프라인 지도를 보면서 주요 포인터의 위경도 좌표를 모두 기록했다. 그리고 모든 위경도 좌표는 원정대장에게 보냈고 코팅한 3부의 오프라인 자료도 만들어 각팀 리더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운행의 편의를 위해서 오프라인으로 사용 할 수 있는 각종 무료 네비게이션을 찾아 테스트한 후 map.me 라는 프로그램을 선택 이 부분도 원정대장에게 전달하여 이동에 문제가 없도록 하였다. 이렇듯 1호차와 2호차의 이동의 각각 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미리 준비를 했고 사전에 계획되었던 부분이다.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할 때 원정대장에게 Upper Pin 포인터에서 봅시다. 라고 했다. 그 뜻은 내가 만든 운행루트 즉 포인터에서 요세미티 포인터는 Upper Pin 주차장 하나 뿐이었다. 그리고 입장료는 년간 패스를 발권하도록 알려드렸다. 그리고 1호차는 간식하나 없이 굶으면서 시간을 맞추기 위해 달리고 달렸다. 그리고 제시간에 도착했을 때 2호차는 소식이 없었다. 그리고 한 두 시간이 지난 후에 2호차는 도착했고, 입구에서 40분 이상을 기다렸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원정계획서를 한번이라도 눈여겨 보았으면 기다리지도 않았을 것이며, 년간 패스를 발권해야 된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원정계획서에 굵은 글씨체로 크게 표시를 해뒀다. $80까지도 … 2호차는 그 와중에 먹을꺼 다먹고, 할꺼 다하고 왔던 모양이다. 결국 대원들은 계획과 달리 업퍼핀 캠핑장에서 도둑잠을 잤고 등반 출발시간도 늦어졌다.

    - Event 9. 배려, 희생  

    하프돔 등반이 늦게 끝났다. 하산을 시작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선두에 서서 내려가는 대원이 몇 명 보인다. 앞장서서 가는 대원을 보고 얘기를 했다. ”앞에 내려가는 대원들은 우리를 위해서 먼저 내려가서 준비하려고 가는 거 겠죠?”라고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휴식을 취했고 몇 명이 먼저 가서 밥을 하든지 캠프를 구축하자고 했다. 선뜻 나서는 이는 없었고 결국 사이트를 안다는 이유로 나를 포함한 대원 3명이 내려가게 되었다. 사이트는 카톡에 올린 예약증에 모두 있지만 말이다. 암튼 모든 게 다 좋다. 그리고 열심히 걸어서 먼저 내려갔고, 홀로 부식을 모두 1호차에 옮겨 싣고 한참을 기다려서야 같이 선두에서 내려온 대원들과 합류 캠프를 구축하러 갔다. 그렇게 그날 이후로 옷을 3일동안 못 갈아 입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도 먼저 내려와서 늘 자기 몸 챙기기에 바쁜 대원은 사이트 구축 보다는 양치가 우선 있었다.

    - Event 10. 계획  

    그랜드 캐년 입성! 트레일이 계획되어 있었고 트레일을 하기 위해 방문자센터로 향했다. 누군가의 제의로 자전거를 임대 자전거 투어를 하기로 했다. 계획에 없었지만 모두가 원하는 일이었고 따랐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트레일을 권하고 싶었다(나의 욕심). 나는 트레일로 둘러본 경험이 있어서 별 아쉬운점이 없었지만 그날 처음 그랜드 캐년을 방문한 사람은 그 아쉬움도 모른 듯 멋진 풍경을 보지 못하고 자전거를 신나게 탔을 듯 하다. 그리고 또 다른 웃긴 상황은 아니나 다를까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던 대원은 멀찌감치 앞서서 대열을 이탈하기 시작했고 혼자서 신나게 질주해 갔다. 그렇게 함께 하자고 주장하던 그 사람도 말이다. 아무튼 나는 여행은 자유롭게 각자 즐기고 정해진 시간에 복귀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졌기에 별 상관은 없었지만 앞 뒤 맞지 않는 행동에 웃을 수 밖에 없었다.

    - Event 11. 공정  

    등반대원 선정은 등반대장의 무책임한 말 한마디로 결론이 났다. “가고 싶은 사람 모두 대리고 가겠다이건 또 무슨 상황인지 당황했고, 답사 후 들었던 이야기로 누가 가려고 할지 대충 짐작을 하고 있었고, 너무 많은 인원이 간다면 분명 등반에 서로가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마음을 접고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이 너무 황당하다. 이제까지 훈련 중 등반대장 본인이 한말 모두를 본인 스스로가 의미 없는 말로 만들어 버렸다.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은 사람 및 참여 빈도가 적은 사람 그리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등반에 같이 할 수 없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이제까지 훈련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은 완전 바보가 되는 상황이었다. 최소한 등반에 참여할 몇 명을 지목하고 이후에 원하는 사람 몇 명도 함께 하겠다는 의견을 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

    - Event 12. 준비  

    엘피캐탄 등반을 떠났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산행이나 관광을 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나는 당초 계획에 없었던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 원래 계획은 3~4명의 등반대원을 지원하는 지원조로 가거나 등반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 산행대장에게 물었다. 어디 가려고 했는지? 물었지만 정확한 위치도 없고 하루 종일 처음 들어본 지명만 중얼 그렸을 뿐이다. 당초 계획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준비를 했을 것이고 그냥 하루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등반도 못하고 아까운 시간을 차에서 보내고 말았다

    -  Event 13. 안전불감  

    원정 계획서에 차량 운행시 주의점을 강조하고 설명을 했었다. 그러나 원정 기간 중 과속단속에 걸려 $300이라는 큰 금액을 공동 경비로 지출하겠다고 원정대장이 통보를 했다. 과속에 단속된 것은 전적으로 운전자의 과실은 아니다. 하지만 2호차의 모든 탑승자는 그 책임을 피해 갈 수가 없다. 그만큼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다 함께 움직이는 여행에 그만한 에피소드는 있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1호차를 운전하고, 사전 운행계획서 설명시 강조한 것이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모든 책임을 공동으로 돌리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원정대장의 태도에 기분 좋을 수는 없었다. – 과거에도 똑 같은 상황이 있었지만 해결방법은 달랐다. 과거에는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이번에는 단체로 책임을 돌리는 것에 나를 더 화나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

    - Event 14. 쓰레기

    대망의 마지막 이벤트는 렌터카를 반납하면서 벌어졌다. 목걸이를 찾느라 밥도 못 먹고 부랴부랴 렌터카에 도착했을 때 2호차는 그제서야 도착해서 짐을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H 대원은 아무래도 친구(목걸이를 찾아준 현지 한국인 친구)에게 너무 미안해서 마음이 안 놓인다고 했고, 때마침 2호차를 보고 공동 짐에 남은 소주라도 챙겨줄 마음에 뜻을 전달했다. 그리고 친구에게 주라면서 2호차에서 크다란 봉투 하나를 넘겨 받았다. 렌터카 회사에 친구에게 전해줄 짐을 맡기는 것이 불가능해서 통화하는 사이 봉투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하는 순간 너무 놀라서 말이 나오지를 않았다. 그리고 바로 격한 나의 말 한마디가 렌터카 사무실 앞을 울렸다. 참 가관이었다. 쓰다만 두루마리 휴지에 먹다가 남은 씨리얼 등등 참으로 어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안 그래도 재대로 인사도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 쓰레기 봉지를 넘겨주란 말인가? 그것도 국내에서 가져온 물건이면 좋으련만 모두 미국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소주만 빼고. 이 사람들 진짜 마지막까지 끝을 보여주는구나 싶었다.

    - Event 15. 배려, 양심, 기본  

    비행기 수속 일본 항공사 직원이 우리 팀이 몇 명이냐고 물어본다. “14이라고 이야기하니 2~3명씩 수속하면 안되냐고 묻는다. 그래서 좋다 했고 여권을 2장 또는 3장씩 나누어 주면서 부르면 오세요.”라고 말을 건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다음 차례를 부르는 순간 맨 뒤에 있던 대원 둘이가 어느새 라인을 넘어 카고백 두개를 벌써 수속대에 올려두고 있었다. 일본 항공사 승무원이 아니라고 차례대로 할꺼라고 하며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참 어이없는 상황이다. 부르면 오라는 말을 못들었단다. 그래도 그렇지 줄을 서도 제일 뒤쪽에 있었고 한데 어떻게 다른 대원들은 배려도하지 않고 자기 짐을 제일 먼저 수속대에 올릴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  요세미티 원정에서 얻은 교훈 하나

    배려의 방식은 3가지가 있다.

    하나는 선천적으로 몸에 벤 배려이며,

    또 하나는 의식적인 배려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배려를 모르는 사람이다.

     첫번째 배려는 욕심이 없거나 관심이 없어서 그냥 다른 이가 먼저 취해도 그냥 지켜보는 사람을 말하며,

    두번째 배려는 욕심은 있으나 절제를 통하여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욕심을 다 표현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 첫번째 배려는 극한 상황이 왔을 때 본능에 충실하여 자신 만을 챙길 것이고, 배려를 하지 않는 이는 평소와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 다만 자제와 절재를 통하여 훈련된 이는 그 상황에서도 절재하며 타인을 먼저 돌보는 위대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평소 첫번째 배려자를 항상 착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또 포장한다. 그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이제 이번 원정의 진짜 원정기를 기록하고자 한다. 앞서 있었던,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은 모두 지우고 좋은 이야기로만 가득 채우고 싶다. 

    요세미티 원정기 

    2016 6 3일 대망의 그날이 밝았다. 태화로타리로 원정대원 모두가 모이기 시작했다. 등반대장은 일찍 …  

     

     

    원정계획서 중에서 

    7. 의사결정

    1) 원정대장은 모든 사항의 대해 최종 결정권을 가지며, 위기 상황시 즉시 판단하여 등반대장 및 대원에게 전달한다.

    2) 등반대장 및 운행대장은 원정대장에게 1차 보고를 하고, 항상 현지 상황을 사실 그대로 전달하여 원정대장이 판단에 오류가 없도록 하여야 한다.

    3) 위기 발생시 1차 조치는 등반 또는 운행 대장이 하며, 즉시 본부에 보고 한다. 위기가 극복되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사고) 즉시 본부(원정대장)에 보고하여, 그 결정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

    4) 각 대원은 원정대장 및 등반대장의 의사 결정전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최종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원정 기간 내에는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여서는 안된다.

    5) 다양한 정보의 부재 및 상황 판단에 혼선이 있는 경우 원정대장 및 등반대장은 적극적으로 대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6) 원정대장 부재시 모든 역할은 원정단장이 그 역할을 당연 위임한다.

    8. 대원의 역할

    1) 원정대의 목표와 목적을 숙지하고 참여한다.

    2) 원정대의 대원의 한 사람으로 자기의 역할에 대해 숙지하고 준비를 한다.

    3) 원정대의 모든 대원은 대상지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습득하고 숙지한다.

    4) 원정대의 위기 발생시 역할과 임무를 생각한다.

    5) 원정대의 목표와 목적을 우선으로 하며, 개인의 목적은 그 다음으로 한다.

    6) 원정대의 일원으로써 자신의 정체성과 뚜렷한 사명감을 가진다.

    9. 위기발생

    1) 위기는 극복할 수 있으나 사고는 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2) 위기 발생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3) 모든 구성원은 위기 발생시 적극적으로 극복에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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