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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MB CCC 100K등산 2024. 9. 11. 09:19
UTMB CCC 100K
UTMB 출발선 앞에 섰다. 70 80 . .. 109까지 심박수가 오른다.
2일전 샤모니에서 TMB 70키로를 산행해서 CCC 출발장소인 이탈리아 꼬르마이우에 도착했다. 프랑스 레스콘타민을 지나 라블람 비박지에서 1박을 하고 샴팩스에서 2박 그리고 보는므 고개를 넘어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선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왔다.
2018년 마터호른 정상을 오르고 잠시 들렀던 샤모니에서 처음 UTMB 대회를 보았고 작년 TMB를 돌면서 꼭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그리고 6년이 흐른 지금 UTMB 출발 게이트 앞에 서있다.
출발 40분전.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선수들이 출발선에 모이기 시작한다. 선수들의 표정과 마음은 모두 샤모니의 골인 지점을 멋지게 통과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비장함과 내가 여기 서 있다는 뿌듯함이 함께 하는듯 했다.
9시. 엘리트 선수들이 출발한다. 선수보다 가족 그리고 응원하는 주민들이 더 많은 대회다. 출발선 가장자리를 따라 끊임없이 이어진 응원 행열은 꼬르마이우 시내를 벗어날때까지 이어진다.
9시15분 UTMB 공식음악과 함께 사회자의 강열한 멘트가 선수들의 심장을 때리고 더디어 100K를 시작을 위한 한걸음을 힘차게 내딪으며 이탈리아의 북쪽 작은 마을길을 달려 나간다.
긴 100키로의 여정은 이탈리아 꼬르마이우를 출발 버토네산장, 보나띠산장, 엘레나산장 그리고 이탈리아 스위스 국경선 페래 고개를 넘어 스위스 페래 그리고 샴펙락 벨로신을 지나 샤모니 TMB코스로 달리다 샤모니 시내 골인지점으로 오는 획득고도 6000미터 제한시간 24시간 참가자격 스톤 2개이상 추첨에 의해 2천명까지 참가하는 한해의 UTMB대회를 마무리하는 이벤트 대회이다.
올해는 등록자중 1,600여명 참가 1,000명정도가 완주하고 600명은 DNF되었다.
첫번째 컨트롤인 버토네 산장까지는 계속 오르막이 이어지고 좁은 등산로를 따라 한줄로 오른다. 급격하게 고도를 올려야하고 경기 초반이라 체력을 잘 관리해야 한다.
오르막을 오르고 고개를 돌면 또 오르막이 보인다 끝이라 생각하면 또 오르막이다. 외길이라 추월도 불가능 할뿐더러 추월해도 얼마가지를 못한다. 초반에는 몸을 푼다는 마음으로 3시간 이내에 첫 컨트롤을 통과하면 된다.
정상이 보일무렵 이송헬기가 분주하다. 대회초반 사고가 발생한 듯 두세차례 헬기가 지나가고 드디어 첫고개를 넘었다.
2시간 50분이 조금 안되어 컨트롤을 통과하고 보나띠 산장과 페래의 두번째 컨트롤을 향해 달려본다. 보나띠 산장을 지날 즈음 전날 올랐던 3,000미터 고산 산장과 빙하, 그랑조라스가 맞은편에 보인다.
힘들지만 풍경만은 최고다. 페레 컨터롤 도착. 선수를 위해 준비한 음식은 마른 빵조각, 슬라이스 햄, 치즈, 소금물 같은 스프 그리고 사과, 메론, 수박, 자두 등이 있었다. 먹어 보려고 애를 썼으나 넘어 가지를 않아 이내 포기하고 수박과 과일로 배를 채우고 콜라로 당을 보충. 바로 다음 라폴리로 출발한다.
엘레나 산장을 지나 페레고개를 오르며 세번 정도 앉아서 쉬었다. 속도를 보면 14키로 배낭을 메고 운행했을때 보다 느렸고 힘들었었다. 아마 대회전 TMB와 고산산장( Bivacco Giusto Gervasutti) 등반후 피로를 완전히 풀지 못하고 무리하게 일정을 소화하려고 했던게 원인 인듯 했다.
대회는 8월30일 오전 9시에 시작했고 나는 다음날 31일 오전 8시에 제네바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를 예약해 두었다. 골인지점까지 늦어도 7시까지는 도착해야 무리없이 출국이 가능했다.
뛰는 내내 다치지 않고 페이스 조절 잘해서 퍼지지 않으면 된다. 그럼 이번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어 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뛰었다. 음식만 잘 맞았다면 편안한 경기가 되었을 듯 하다.
라폴리를 지나 샴페락에 도착. 아직 밝다. 드롭백을 찾기위해 운영진에게 문의를 했다. 그때 나는 알았다. CCC드롭백은 샤모니로 바로 간다는 것을 . . .
망했다. 이제부터 바위가 많고 출발때 신었던 신발로는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신발을 드롭백에 넣었었는데 ... 갈아신지 못하면 제주에서 격었던 고통을 50키로 남은 거리를 또 극복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골인후 샤워를 하려고 신발을 벗었는데 500원 동전보다 큰 살점이 뒤꿈치에서 너덜 거리고 있었다.
트레일러닝은 코스의 상황에 따라서 신발의 종류를 달리해야 한다. 긴 거리를 뛰면서 신발이 맞지 않으면 그만한 고통이 없다. 무난한 신발 하나를 선택하라면 뒤꿈치가 넓고 쿠션이 있는 5에서 10미리 큰 신발을 신는것을 추천한다. 호카 신발이 트레일러닝화로 인기가 있는 이유이다.
소금물같은 스프를 한모금하고 삼페락을 출발한다. 이제 스위스를 넘어 프랑스로 간다. 임도에 접어들 즈음 어둠이 내리고 렌턴을 꺼내서 착용을 했다.
블랙다이아몬드 AAA건전지 3개가 들어가는 모델로 아침까지 건전지 교환없이 잘 버텨 주었다.
트리콧까지 가는길
작년에 와봤던 길이라 쉽게 생각했던거 같다. 걸을때 보다 뛰고 있는데 더 멀게 느껴졌다. 가도 가도 끝이 없고 본래 거리보다 두배는 길어진듯 했다.
스위스 마지막 산장이 나오기전 목장에서 물과 음료를 제공해 줬다. 축사를 세척하고 휴식공간을 만들어서 선수들에게 봉사를 하는것 같았다. 물을 보충하고 잠깐의 휴식 후 바로 출발을 한다.
TMB나 UTMB를 참가할때 식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마을 곧곧에 그리고 산길 초입 또는 도중에 식수를 항상 구할 수가 있다. 필요하다면 계곡물을 그냥 마셔도 된다. 단 스위스 쪽이나 목장을 거쳐서 내려오는 계곡물은 피하면 좋겠다.
스위스 산길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끝나지 않을것 같았던 야간 트레일 러닝 드디어 불빛과 함께 눈에 익은 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트리콧 고개에서 한참을 내려와 마을 중심 컨터롤에 도착. 계획된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바로 벨로신으로 출발한다.
트리콧 캠핑장 바로 맞은편 산길을 따라 급경사를 오르는 코스로 쉽지 않았다. 두번어 휴식을 하고 정상에 올라섰고 중간 체크 포인터에서 BIB을 스캔한다.
벨로신 그리고 락블랑으로 가는 산길을 따라 스키장 정상의 마지막 컨터롤을 통과하면 샤모니 골인지점으로 향한다.
락블랑 초입에서 7키로가 남았다고 착각을 했다. 6시까지 도착 가능하겠다 생각을 하고 조금 마음을 편하게 가졌다. 마지막 스키장 정상 컨터롤에 도착해서야 이제 7키로가 남았다는 것을 알았고 뒷꿈치가 얼얼했지만 7시에 들어가기위해 마지막 남은 구간을 쉬지 않고 뛰었다.
스키장 슬로프를 따라 내려오면서 어둠은 사라지고 날이 밝기 시작했다.
드디어 샤모니 시내가 보인다. 긴 여정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꿈꿔오던 UTMB 참가 그리고 완주!
이른 아침이지만 거리 여기저기서 응원을 보내준다.
알피니즘의 발상지 샤모니의 발머 동상 앞에 왔을때 나를 반갑게 부르는 아들을 보며 마지막 주로를 지나 드디어 골인!
해냈어 라는 기쁨을 즐기는 것도 잠시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샤모니를 떠나왔다. 아들과 함께 조금 더 기억에 남을 시간을 보내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 기회로 돌려야 했다.매순간 함께한 모두에게 감사하고 이번 여행에 함께한 호영씨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이번 일정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건 함께한 아들이 많이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예약관련 업무와 골인후 마지막 정리를 척척 해주어서 유종의 미를 거둘수 있었다.끝은 또다른 시작이다. 나의 꿈과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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