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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루트로 가기 위해 야나시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했다. 하절기에는 고고메까지 개인차량 통행을 제한해서 승용차로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요시다 루트로 가기 위해 후지산 유료도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그 비용과 주차비를 감안하면 왕복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좋겠다. 왕복버스 비용은 1,860엔/1인 이다. 버스 정류장 1회 주차비는 1,000엔. 그렇게 주차를 하고 아침을 미역국과 카레로 때우고 후지산 고고메로 이동을 했다. 40여분 이상 버스로 달려서 고고메에 도착하니 벌써 하산을 해서 내려온 등산객들이 고고메 광장에 가득했다. 새벽 일찍 일출을 보고 내려온 모양이다.
후지산 등산시 환경보호기금 목적으로 1,000엔을 받고 있었지만 그냥 지나쳤다. 사실 그때는 인지를 못했고 나중에 알았다. 본격적인 등산로 초입까지는 임도 처럼 넓은 길을 따라 이동을 했다. 수많은 등산객의 발에 화산재가 굵은 모래처럼 되어 있는 길이었다. 후지산을 오르는 사람들중에는 현지 어린이들도 많았다. 부모를 따라 산에 왔는지는 모르지만 투정을 하거나 때를 쓰는 아이는 보지 못했다.
말을 타고 투어 할 수 있는 마지막 지점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몇 년전부터 후지산에도 안전상 헬멧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입구에서 무료로 대여를 해 주었다.
Z자 등산로를 따라 1시간? 정도 산행을 하니 산장이 나왔다. 어느 정도 고도가 되었을 때 부터는 100미터 정도 오를 때 마다 산장이 있었다. 산장마다 스템프, 맥주, 물 등등 다양한 물품 구입과 숙박이 가능했다. 물론 고도가 올라갈수록 가격은 또한 점점 올라갔다.
다채롭지 못한 후지산 등산로에 산장마저 없었다면 너무나 지루한 산행이 될 듯했다. 그렇게 오르고 또 오르니 이제는 화산암 지대가 나왔다. 경사도가 있는 등산로에 화산암으로 된 길을 등반하듯 올라갔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30분 정도 남은 지점에 도착했고 정상이 구름 사이로 보였다. 구름이 가렸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마지막 오르는 구간은 화산재가 깔려 있고 마지막은 계단으로 되어 있었다. 가쁜 숨을 내쉬며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니 정상을 알리는 바위 기둥이 보였다.
그리고 분화구 주위에 자리 잡은 산장은 마치 중국의 어느 거리를 보는 듯 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오른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정상 표지석 옆에 서서 기념 촬영도 하고 라면도 끓여서 먹으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분화구 주위를 따라 조망을 살펴보지만 짖은 운무로 산아래 풍경을 감상할 수 없었다. 다행히 분화구 주위는 구름이 그쳐서 반대편에 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분화구가 한라산이나 백두산에 비하면 아주 작고 아름답지는 않다.
후지산 정상 투어?를 끝내고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 길은 올라온 길과 달랐다. 그리고 바윗길도 없고 산행 초입까지 화산재를 깔아 놓은 임도와 같은 길이 Z형으로 끝까지 이어져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운무로 가득한 운치 있는 하산 길을 내려왔다.
후지산 산행은 어떤 느낌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화산재가 가득한 산이라는 것을 알고 갔었기에 많은 기대도 하지 않아서 인지 별다른 실망도 없었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구름이 완전히 걷힌 산 아래를 보지 못한 것이지만 행복했고 아름다운 산행이었다.
산을 내려오며 앞서 가는 악우들의 뒷모습에 뿌듯한 마음과 다음 산행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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